 내 용 |
치자는 풍차 모양으로 벌어진 새하얀 꽃모양도 아름답거니와 여름 한낮의 대기를 향기로운 꽃향기로 가득 채우는 일등공신인데다가 가을에 황홍색으로 익는 열매는 황색 식용 색소로 쓰여 옛부터 중국에서 들여와 심은 관상용, 원예용 식물입니다.
특히 이 꽃이 피는 6월이면 윤기나는 녹색 이파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지를 가득 뒤덮은 꽃송이마다 여타 꽃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달콤하고 진한 향기는 누구라도 이 꽃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하지요. 그래서 옛날 선인들은 이 꽃잎을 따다가 술잔에 띄워서 그윽한 향기와 새하얀 색을 즐기며 술을 음미하며 마셨다 합니다.
지금은 제사나 잔치 때가 되어도 전을 굽지 않고 시장에서 인공 색소를 넣어서 색을 낸 전(경상도 말로 "지짐")을 사다가 쓰지만 옛날의 잔치엔 반드시 치자열매로 주황색 또는 노랑색을 곱게 낸 전이 등장했지요.
꽃잎이 여러 겹인 꽃치자는 열매를 맺지 못하지만 꽃모양과 향기 때문에 관상용으로 즐겨 심습니다. 가지를 꺾어서 꺾꽂이하면 쉽게 뿌리를 내립니다.
열매를 치자라고 하며 당뇨병, 지혈, 황달, 임질, 청혈, 진통, 이뇨, 소염, 어혈, 불면증, 결막염 등에 처방한다고 합니다.
옛날엔 군량미의 변질을 예방하기 위해 쌀을 치자물에 담갔다가 쪄서 저장하는 방법을 썼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처럼 열매가 여러가지로 이용되었기에 불과 2-30년 전에는 구멍가게에서도 실에 주렁주렁 꿴 이 치자 열매를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약재상에 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었지요.
희고 순결한 것만 좋아했다는 영국의 가데니아라는 처녀가 천사로부터 얻어서 심었다는 식물이라는 서양 전설이 전해지면 따라서 치자의 꽃말은 청결, 행복입니다.
치자는 제가 생각하기로 우리나라에서 피는 꽃식물 중에 가장 향기가 좋고 진한 꽃입니다. 그래서 해마다 여름을 설레며 기다리게 하는 꽃 중의 하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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